스치는 일상
hair
김myung
2010. 8. 17. 13:44
"며칠 전 그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화장실 소변기 앞에서
어떤 경구를 보고 잠시 거룩해지기도 했다.
거기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.
사랑은 소유가 아니고 체험이다.
하지만 밑도 끝도 없이 일어난 제 속의 마음 하나만 붙잡고,
쓸모없는 존재가 되여 차갑게 홀로 견뎠던 시간이 과연 사랑이라고 할만한 것인지 알 수없었다.
그래도 어떤체험이긴 했던 건가, 하고 생각해보았다.
하지만 그건 여전히 어떤 위로만 같았다.
그는 위로의 세리머니로 지난 시간들을 윤색하고 싶지는 않았다.
상처야 가지고 살거나 고작 견디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.
그는 그렇게 생각했다.
그는 퇴근길마다 칼바람이 부는 강가에 앉아 흐르는 물에 비치는 빛들을 골똘히 쳐다보곤 했다."
생활 여행자 - 중에서